앵무새랑 지내는 중
| 보고 싶다, 사진, 앵무새, 운동연구실 | 2009.11.24 |
요새 랩짱님 연구 도와드리고 있는데
그 연구는 교수님이 예전부터 벼르던 새 모션에 관한 것이다.
전에 비둘기로 모션 캡쳐를 한 적이 있는데 데이터가 원하는 데로 나오지 않아서
비둘기보다 좀 더 큰 앵무새를 쓰기로 했다.
애완조들은 어릴 때부터 못 날게 윙컷을 해버린다고 해서
날 수 있는 번식조로 한 쌍을 구했는데 암수가 정말 차이가 많다.
뉴기니아라는 종인데 일단 색깔부터가 수놈은 초록이고 암놈은 빨강이다.
색깔에 어울리게 이름은 초롱이, 아롱이.
초롱이는 못 나는 건지 안 나는 건지 몰라도 움직이는 걸 되게 싫어하는 눈치다.
새장을 열어놔도 절대 나와서 나는 일은 없고 그냥 새장 위로 기어 올라가서
거기 가만히 앉아있는 정도? 먹을 걸 되게 많이 먹는다.
안 움직이는데 먹을 것도 많이 먹으니 통통하다-_-;
목이 없는 것 같은 느낌도 살짝 들고...
가만 냅두면 얌전히 있어서 순한 것 같다는 오판을 하기도 하는데
손을 가까이 한다든지 접근하려는 눈치를 보이면 크르릉거리면서 엄청 공격적으로 물려고 한다.
사람을 되게 무서워하고 경계한다.
웃기는 게 다른 물건을 갖다대면 평소처럼 심드렁한 반응을 보인다.
베개 같은 거 갖다대도 그냥 꿍하니 앉아있고 심지어 베개로 몸을 건들고
머리를 누르고 해도 귀찮아서 몸을 피하는 정도... 별 다른 리액션이 없다-_-;

아롱이는 초롱이에 비해 먹을 것도 덜 먹고 몸이 가늘고 돌아다니길 좋아한다.
새장 안에서도 활발히 돌아다니고 모이통 2개를 밟고 서서 좌우로 헤드뱅잉-_-을 하기도 한다.
초롱이는... 그냥 가만히 앉아있을 뿐.
열쇠나 체인 같은 걸 새장에 달아주면 아롱이는 계속 물고 부리로 치고 갖고 노는데
초롱이는... 목을 몸 안에 푹 집어넣은 채 눈만 껌뻑이고 있다.
아롱이는 새장에 좀 오래 있었다 싶으면 괴성을 지르면서 열어달라고
새장 창살을 막 사정없이 깨무는데 창살이 휠 정도다 ㄷㄷ
새장을 열어주면 일단 높은 곳으로 기어 올라가서 연구실 여기저기를
막 날아다닌다. 보통 의자 목 받침대 위에 잘 앉고 모니터 위나 화이트보드 위에도 앉고...
좀 익숙해져서 그런지 요새는 사람 어깨, 머리에도 막 앉는다.
딴데 앉아있을 때 팔을 갖다대면 팔 위로 잘 올라온다.
사람을 별로 안 무서워하고 호기심이 많다.
뭐든 갖다대면 일단 물고 본다 -_-; 펜, CD, 베개 등등... 안 가리고.
손바닥에 먹을 거 얹어서 주면 먹을 거만 잘 먹는데 그냥 손가락 갖다대면 사정없이 문다 ㅋㅋ
이 놈이 훼익흐도 치는데 배 안 고플 땐 얌전히 먹을 거 먹는 척 하다가 손가락 문다-_-
물리면 아프다-_-!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새 판 아주머니가 물리면 손가락 잘린다고 조심하라고 겁을 주셨지만
그 정도는 아니고... 그냥 물리면 욕 나올 정도로 아프고 재수 없으면 피 나는 정도?
그래도 얘는 특별히 악의가 있어서 문다기 보단 호기심에 물어보는 느낌이라
(사실 나만 그렇게 착각하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
물려도 계속 같이 놀고 있다.
내 성격에 이 놈이 문다고 때리거나 혼내진 못하고ㅠ
얘가 워낙 나와서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다보니 난 거의 아롱이랑만 논다.
몸이나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손을 갖다대면 물기-_-때문에
양 손으로 이 놈을 적절히 교란(...)시키면서 다가가야 된다.
이제 꼬리나 날개 쪽은 가능한데 머리는 아직 힘들다.
머리는 얘가 휙 뒤돌면 손이 바로 부리의 공격 사정권 안이라-_-;

△ 머리카락이나 귀도 물기 때문에 잔뜩 경계-_-하고 있다. 머리카락은 괜찮은데 귀는 아프다고!

△ 물거 없나 찾아보는 듯.

△ 헑 귀 물려고?

△ 이제 머리 위에도 막 올라옴 ㅋㅋ
처음엔 팔에도 잘 안 올라오던 놈이 이제 팔 갖다대면 냉큼 올라와서
어깨까지 올라오고 머리까지도-_- 올라간다.
심지어 오늘은 이런 정식 절차를 안 거치고 날아와서 바로 내 머리 위로 착지-_-하기까지...
머리 위에서도 한참 부비적거리면서 앉아있는데
내 구글 모자 꼭다리를 물어서 빼버렸다(...)
남은 쇠 구조 부분도 막 물어서 우그러뜨리고. 에휴.

△ 의자 목 받침대도 물어 뜯어서 엉망이다 ㅋㅋ

△ 포즈 취한 거냐.

△ 먹이를 노리는 매의 눈빛.
말도 하는데 시키면 안 한다-_-
그냥 지 기분 좋으면 안녕? 안녕하세요~ 이런다.
제일 많이 하는 건 웅~? 이런 소리 ㅋㅋ 소리가 귀엽다.
첨엔 요새 머리도 안 돌아가는데 책임은 있고 하니 다른 일보다
새 관리 같은 거나 열심히 하자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오물도 치우고 먹을 것도 주고 했는데
하다보니까 재미있다. 나 스스로 동물 키우고 놀고 이러는 건 처음이기도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