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된 인간의 그릇된 공간 http://dishdev.me/

이전에 해외여행이라면 일본에 일주일 정도 갔다왔던 게 전부였다.

그 때 어머니 친구 집에서 묵었는데 거기가 후지산 산자락-_-이라

일본의 자연과 온천만을 즐기고 와서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자연의 한적함보단

문명의 이기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도쿄 같은데를 갔으면 더 재미있었을 건데 싶었다.

역시 난 도시 체질이다.

차가운 도시 남자.

그래도 다들 알겠지만 내 여자에겐 따뜻하다.

...

여튼 학회 참가를 위해 랩에서 단체로 미국을 갔다.

가는 김에 학회 전에 뉴욕을 들르자는 아이디어가 나와서

나를 포함한 5명이 동참.

뉴욕이라면 도시 중의 도시 아니던가!?

과연 그 명성에 걸맞는 실체가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기대기대.

스테이크의 본고장이니 우리나라 스테이크보다 훨씬 맛있겠지?

치안이 별로 좋지 않다던데 총 든 강도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렇게 피하고 저렇게 치면!?

...등의 상상을 하며 거의 뜬 눈으로 여행 전날 밤을 보냈다.

인천 공항에서 비행기 표를 끊는데 필요한 거 다 챙겨왔다고 생각했는데

비자 면제 프로그램 신청서가 필요하다고 하질 않는가.

뭑!?

요즘 미국에 비자 없이 갈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냥 생각없이 가면 되는 게 아니라 출국 3일 전 쯤에

비자 면제 프로그램이란 걸 신청해야 한다.

인터넷 사이트로 그냥 몇 가지 정보 넣고 또각또각 해주면 되는 건데

신청하고 나면 신청서를 인쇄하는 메뉴가 있는데

꼭 뽑아오실 필요는 없어염 ^^;;

...이라고 적혀있었다.

그래서 안 뽑았는데 - 3- ..

다섯 명 중에 비자 면제로 가는 사람이 나 포함 두 명이었는데

나 말고 다른 사람은 또 뽑아왔더라고.

아시아나 항공사 직원이었는데

그게 직항일 땐 없어도 되는데 환승해서 갈 땐 필요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난리가 났음.

출력해야 하는데 인천 공항 줜니 크더군-_- 인터넷 쓸 수 있는 곳도 짱 멀어ㅠ

겨우 가서 보는데 하필 비자 면제 프로그램 사이트가 유지 공사 중임 ㅋㅋ

신청 번호라도 있으면 된다고 하는데 신청 번호는 연구실 컴퓨터에 있고-_-;

... 비행기 시간 다 되어가는데 발만 동동...

직원한테 다른 방법이 없냐고 물어보니까 무슨 각서에 서명하랜다.

각서 내용은 만약 미국까지 갔는데 서류 문제로 입국 심사를 통과 못 해서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야 되는 상황이 되어도 항공사에선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

별 수가 없으니 그러겠다고 썼다.

출발 게이트 앞에서

자고 있던 뉴욕에 안 가는 연구실 형한테 전화해서 깨운 뒤-_-

연구실 컴 켜서 신청 번호 좀 알려달라고 했다.

아직 집이라 연구실 가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듯.

일본에서 환승하는 항공편이라 일본에 가서 다시 연락하기로 했다.

그렇게 일본에 가서 로밍 폰으로 연락-_-해서 신청 번호를 겨우 받았다.

문자도 되다 말다해서 힘들게 전화로.

혹시 미국 못 가게 되나...하고 걱정되기도 하고

이리저리 민폐를 끼친 것 같아서 기분이 안 좋았다.

시차 때문에 신기한 걸 볼 수 있었는데

나리따에서 미국행 비행기 출발 시간이 16시 35분인데

도착 시간이 같은 날짜의 16시 30분이었다.

일본에서 미국까지 가는데 -5분이면 가는 것이었다 ㅋㅋ

시간을 달리는 비행!

실제 비행 시간은 12시간 쯤 됐는데 참 사육(...)당하는 기분이었다.

좁은 이코노미석에 가만히 앉아서 카트 옆에 지나가면

밥 + 음료수 주는 거 받아먹고

또 가만히 있다가 시간 되면 또 받아먹고... ㅋㅋ

게다가 회화도 참-_- 단순하게.

"Beef or salmon?"하면 "Beef!"하고

"Something to drink?"하면 "Juice!"하고 ㅋㅋㅋ 명사로만 얘기하기...

나중엔 심심하니 "Please" 정도를 붙이는 베리에이션을 보여주기도 했다 ㅋㅋ

앞 시트에 터치 스크린 LCD가 붙어 있어서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할 수 있었다.

게임은 그닥 재미있는 게 없었고 - 3- ..

영화는 영어-_-라서 봐도 뭔 말인지 알아 듣기가 힘들었다 ㅠ

그래서 그냥 비행기 현재 위치 보여주는 거나 띠워놓고

미국에서 심심하면 보려고 가져갔던 책을 다 읽어버렸다.

우여곡절 끝에 미국 도착!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에 입국을 위한 카드를 미리 작성해달라는데

나라와 비자 여부에 따라 카드 종류가 달랐다.

Korea, 무비자 카드는 초록색이었다.

신청서 없어도 괜찮을까...

일단 카드에 신청서에 대한 정보를 적는 칸은 없었다.

입국 수속.

줄이 짱 길다.

미국 국민들은 옆으로 따로 나가는 곳이 있었는데 부러웠다.

수속하는 사람이 흑인이다.

왜 왔는지, 얼마나 있을 건지 물어본다.

물론 영어로-_-

... 대충 관광 목적에 1주 쯤 있을 거라고 어버버어버버 대답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뉴욕이 아니라 미국에 있을 걸 얘기하는 거라

관광 + 학회 참가에 2주라고 대답하는 게 맞았겠지만-_-

여정을 보여달라기에 E-티켓 뽑아온 거 보여줬다.

초록색 카드를 여권에 붙이고 도장 쿵 찍고 준다.

흠? 뭐지!? 이러고 끝인가!?

무비자 신청에 대한 언급은 아무 것도 없다-_-

젠장 역시 없어도 됐던 거잖아!?

빌어먹을 아시아나 직원... 덕분에 고생 촐래 했는데 오니까 아무 것도 없잖아.

여권 만들 때 사진에 대해서 츤츤거렸던 관악구 직원도 떠오른다.

지하철역에 있는 자동 사진 기계로 찍었는데 (거기에 여권용 가능하다고 적혀있어서)

그 직원이 그건 안 된다고 구청 뒤에 사진관 가서 다시 찍어오라는 거야-_-

뭐 여권 만들어줄 수 있긴 한데 외국 나가서 거절당할 수 있다고...

난 귀찮아서 됐으니까 그냥 해달라고 했었지.

근데 역시나 와 보니까 거절은 무슨... 가는데마다 그냥 일사천리로 통과구만-_-;

그 직원은 근처 사진관에서 뒷돈을 받고 있음이 틀림없다...

자국민들에 대한 불신과 분노의 감정과 함께-_-

짐 받는 곳으로 나왔다.

오... 나 이제 뉴욕 땅을 밟은 겅미?

  1. rakhazel 2009.08.12 Modify Delete Reply # 글의 반이 개소리야 ;ㅅ;
    Dish 2009.08.12 Modify Delete # 멍멍
  2. 飛烏 2009.08.12 Modify Delete Reply # 거절 당할 확률이 있다는 거지, 항상 거절 당하는 건 아니지;
    내가 직원이라도 그렇게 하겠다 -_-; 그러다 문제 생기면 지 책임이니;;
    Dish 2009.08.12 Modify Delete # 하지만 지하철에서 찍었다는 것 빼면 다 규정에도 맞는 거였는데요 모
  3. 영한 2009.08.12 Modify Delete Reply # 여권사진은 뭔가 조건이 까다롭게 있던듯.
    귀가 가리면 안되고 어쩌고 저쩌고
    Dish 2009.08.12 Modify Delete # 네 기계에도 규정 적혀있었고 거기 가이드대로 찍었었네요
  4. clique 2009.08.12 Modify Delete Reply # 하..하악 뉴욕커시군요!! 부럽다는... 흑.
    Dish 2009.08.13 Modify Delete # 지금은 다시 관악커 (...)
  5. mario 2009.08.13 Modify Delete Reply # 걍 뻘짓 좀 했네 ㅋ
    Dish 2009.08.13 Modify Delete # 얼마나 당혹스러웠는데-_-;
  6. tokki7 2009.08.13 Modify Delete Reply # 그거 비자면제프로그램 그냥 문제에 별 이상 없이 대답하면 그냥 통과임..
    거기서 문제가 있다고 밝혀지거나 그러면 좀 시간이 걸리고 그런거니까... 확정된걸 확인하면 좋지..
    그리고 돌아올 때 호치케스 박혀있는거 돌려주는거 잊지마셈 ㅎㅎㅎ
    이라지만 돌아왔구만'ㅁ';;;
    Dish 2009.08.13 Modify Delete # 나 같은 양질(?)의 대한민국 국민이 어떤 하자가 있을 거란 말인가!!

    거 박혀있던 건 미국에서 출국할 때 알아서 슝 떼 갔었던 것 같군 ㅋㅋ
  7. 오세 2009.08.18 Modify Delete Reply # 그래도 다들 알겠지만 내 여자에겐 따뜻하다

    뿜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알아?? 와 얼른 좀 만들어봐바.
    Dish 2009.08.18 Modify Delete # 입닥쳐 말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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