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된 인간의 그릇된 공간 http://dishdev.me/

아. 전시회 준비다, 논문 발표다, 이사, 집 정리다 한참 바빠서

대학원 얘기를 여기 못 했네.

졸업하고 학사 찍고 이제 석사 과정 대학원생이 됐다.

우리 학교 우리 과에선 석, 박사 과정 중엔 과 연구소 중에 하나를 택해 거기에 소속된 연구원이 된다.

그 연구소를 맡고 있는 교수가 학생의 지도교수가 되고.

난 이게 당연한 건지 알았는데 미대엔 안 이렇다고 하더라고 -_-;

지도교수만 있는데 그냥 미지근한 관계라고... 흠.

우린 월급도 받는다.

학부 때처럼 등록금을 내고 수업을 듣지만 그리 수업을 많이 듣지는 않고

(2년 동안 24학점만 들으면 됨)

연구실 전공 연구,

연구실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 참여를 하게 된다.

이곳이 바로 학생과 직장인이 블렌딩되는 그곳인가 싶다 ㅋㅋ

여튼 내가 있는 곳은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운동연구실이다.

교수님이 운동을 잘 하긴 하시지만 몸 쓰는 운동이나 국회 앞에서 하는 운동을 연구하는 곳은 아니고.

Movement을 운동이라 번역한 것이다.

그래픽스와 애니메이션이 주 연구 분야.

연구소 이름에 걸맞게 특히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난 학부 2학년 때부터 이곳에 오고 싶었다.

그렇게 된 배경은 적다보니 꽤 긴데...

일단 게임 만들고 싶어서 대학을 컴퓨터공학부로 와서

어엿한 프로그래머가 되어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그 다음 목표는 필드로 나가 게임과 게임 개발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

함께 대박을 치고 킹왕짱이 되는 것!!

...이라 사실 석사, 박사, 교수 같은 건 별로 생각에 없었다.

게다가 난 어릴 적부터 공부도 싫어했다규!!

근데 나가서 회사에서 좀 일하다 보니까

이쪽 분야는 학계와 업계의 갭이 굉장히 작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학계라고 하면 회사에서 쓰는 실용적인 종류의 것들과는 거리가 먼,

이론적이고 원론적이며 추상적인 연구를 주로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이쪽은 안 그렇다.

논문을 평가할 때 업계에서 쓸만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된다.

논문 좀 읽다보면 저자가 유명한 IT 회사에 다니고 있는 사람인 경우는 부지기수로 보이고

(내가 주로 보는 쪽에선 Nvidia, Pixar 이런...)

산학협동도 활발하다.

회사에서 주먹구구식으로 노가다로 겨우 푼 문제가

학계에선 이미 오래전에 클리어하게 정리된 문제였던 적-_-이 있어서...

학부 과정을 넘어선 학계에 발을 담그는 경험 정도는 꼭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당장 나가 회사에서 일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로직 프로그래머 이상의

전공 of 전공이 있으면 더 좋지 않겠는가.

그리고 굉장히 끌리는 교수님을 만난 것도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지금 운동 연구소를 맡고 계시는 이제희 교수님인데

능력 있는 사람에게 일반인 이상으로 매력을 느끼는 나의 성향-_-때문에

덜컥 "오오 저 분이랑 같이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게다가 내가 게임, 렌더링 쪽에 관심이 있는데

교수님 연구소가 그래픽스, 애니메이션하는 곳!

그리고 개인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분은 아니지만 컴퓨터 게임 과목도 개설하시고

우리 과 교수님 중에 가장 게임에 관심이 있는 분인 건 틀림없었다.

뭐 이래저래 아구가 잘 맞은 것 같다.

어찌보면 내가 운이 좋은 건 지도 모르겠다.

석사 학위의 존경하는 한 굇슈 선배마저도 "대학원 가지마 시-밤"이라 말씀하셨고

역시 석사 학위를 갖고 있는 업계의 한 능력자도 "대학원 잼 없뜸 울회사 바로 오셈 ^^;;" ... 이랬는데.

난 되게 잘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겨우 3월 달인데 판단이 참 빠르다 ㅋㅋㅋ)

기간도 짧은 2년,

석사 제대로 꿍 찍고 가야지!

  1. MCP 2009.03.14 Modify Delete Reply # Gay!
  2. 飛烏 2009.03.16 Modify Delete Reply # 대학원 가지 말라는 선배 두명이 누군지 알 것 같기도(...)
    Dish 2009.03.16 Modify Delete # 한 분은 아마 맞을 듯 ㅋㅋ
  3. 오마이 2009.03.17 Modify Delete Reply # '운동 연구소'하면 대중의 오해가 생김. '동작 연구소' 로하던가, '모션 랩'으로 하던가 . . .
    롤 모델을 삼을 만한 교수 상봉,
    일반 학계와 업계의 갭에서 오는 이론과 실기의 편차가 그 동네에서는 극히 미미하다는 인지,
    겨우 3월에 '되게 잘 온것 같다'는 빠른 판단,
    목표 설정 후, 무난하게 목표 달성하는 의지,
    증말,
    you're a lucky guy, dearest YD, oh, my son and sun~~
    '제대로 석사 2년 꿍' 찍으려는 각오,
    Dish 2009.03.17 Modify Delete # 뭐하는 곳인지 호기심을 갖게 하기는 좋은 듯 ㅋㅋ
  4. wook 2009.03.21 Modify Delete Reply # 멋진 연구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