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된 인간의 그릇된 공간 http://dishdev.me/

이틀 전 연구소 회식이라 쭐래쭐래 따라갔다.

아직 연구실에 출근은 안 하고 있는데 행사 같은 거 있으면 깨작깨작 참여만 하는 중.

(동기들은 작년 12월 달부터 출근하는 애들도 많은데 참 잘 개기고 있는 듯?)

(...라지만 이게 정상이다!!)

연구소에 사람이 디기 많다.

또 그 중에 절반 이상이 박사 과정.

나보다 나이 많으신 분들이 많다.

고기 먹고 술 먹고...

교수님은 술을 굉장히 잘 드신다.

왜 말술 먹으면서 주위 사람들을 맥여서 초토화 시키는 그런 스타일(...)

그리고 무슨 일인지 일찍 들어가봐야 한다면서 "속전속결"을 주창하셔서 더 무서웠다.

요즘 피부 안 좋아서 그냥 깨작깨작...이라지만 다 하면 소주 1병은 마신 듯.

고기 다 먹고 교수님은 집에 가시고 대학원생들끼리 2차를 갔다.

와인이랑 위스키 주로 파는 곳이었는데... 비쌌다.

소시지 안주가 4만원? -_-; 연구실비로 계산하는 게 아니었으면 절대로 오고 싶지 않을...

위스키랑 와인 하나씩 시켰는데

둘 다 별로 안 좋아하지만... 와인은 안 먹어본지 좀 오래 되어서 한 잔 마셔봤다.

하지만 여전히 맛 없더라.

떫은 맛은 적은 편인 와인이었는데 그래도 맛 없어.

역시 맥주가 진리인가보다.

뭔가 회식에 신입생환영회라는 명목을 끼워서 했는데 (...)

그닥 그런 기분은 안 들었다 ㅋㅋ

듣보잡 신입 남자 하나 들어오는 게 뭐 대수겠는가.

게다가 요즘 좀 대인관계 모드가 아니라서 그냥 조용히 있었기 때문에

더욱 공기와 같은 존재가 되기 쉬웠다.

근데 갑자기 마피아 게임을 하쟨다.

마피아 게임은 사람들을 크게 마피아와 시민으로 편을 나누고

누가 마피아인지는 사회자만이 아는 상태에서 시민은 마피아를, 마피아는 시민을 죽여야하는

술자리에서 하는 게임인데

시민들이 마피아를 찾아내는 것은 사람들의 행동, 대화의 관찰을 통해서만 가능하므로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좋아하는 게임이다.

음.

... 근데 이 사람들 하는 게 좀 심상치 않다.

매턴마다 시민들은 마피아로 의심되는 사람을 투표를 통해 선택해 그 사람을 죽일 수 있는데

첫 턴엔 마피아를 제대로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 왜냐면 막 게임을 시작해서

누굴 마피아로 추정할만한 단서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첫 턴엔 그냥 깝치는 사람(?) 죽이거나 싫어하는 사람(...) 죽이자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근데 이 사람들이 나를 죽이려는 게 아닌가 -_-;

이유는?

조용하다고 죽으래.

...

그래 내가 조용히 있긴 했었지!

근데 보통 마피아로 의심하는 건 게임을 하기 전과 후에 말하는 것에 차이가 많이 나는 사람...인데

(갑자기 말이 많아지거나 말수가 적어진 사람이 있다면 마피아일 가능성이 높지)

난 그저 스테이트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을 뿐인데 -_-;

일관성 있게 조용히 있었는데 흠.

여튼 그래서 죽임 당했다.

... 아니 막 마피아 찾으려고 적극적으로 하다가 재수없게 몰려서 죽을 때도 진짜 억울한데

이건 뭐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다가 죽었어 -_-;

와.

죽은 사람은 게임에서 배제되고 아무 말도 못 하는 게 룰이다.

그러니까 첫 턴에 죽으면 더럽게 재미없다.

뭐 죽은 사람은 마피아의 턴도 볼 수가 있기 때문에 누가 마피아인지 바로 알 수 있고

그걸 아는 상태로 시민 턴 때 진행되어 가는 대화를 보면 재미있기도 한데...

그것도 죽은 사람들끼리 수근거리면서 얘기할 수 있을 때 얘기지

막 이 커뮤니티에 참여한 나로썬 그럴만한 사람도 없고...

이런 이유로 보통 막 커뮤니티에 온 사람이나 조용한 사람들은

사회자가 마피아를 잘 시키지도 않고 시민들이 초반에 처형을 하는 것도 잘 하지 않는데

(왜, 서로 잘 모르는 관계일 땐 친한 관계보단 좀 조심스럽잖아?)

난 당했단 말이지.

... 그래 여기서 내 위상이란 이 모양인가보군 -_-;

신입생이 재미없게 조용히 있으니까 재수없으니까 닥치고 죽으란 건가.

담판에도 쫌 있다가 마피아에게 찍혀서 사망.

이때도 조용히 있었는데 죽었다 /ㅅ/

보통 마피아는 시민 중에 마피아를 색출하려고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람을 죽이는데

난 조용히 있었는데 죽었다 /ㅅ/

... 시민도 날 싫어하고 마피아도 날 싫어하는 듯.

아 뭐 게임은 게임이라지만 -_- 사실 마피아 게임은 대화로 이루어지는 게임이다보니

서로의 성격을 파악한다든지 그런 게 꽤 된단 말야.

그래서 기분이 팍 상했지.

휴.

그래서 닥버하고 문자질이나 하다가 왔네.

대학생활 4년 한 내가 이런 신세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ㅋㅋㅋ

  1. rakhazel 2009.02.16 Modify Delete Reply # "아무 말도 안하는, 출근도 안하지만 연구실 돈으로 놀 때만 나타나는 놈이로군."
    "죽이자!"
    Dish 2009.02.16 Modify Delete # ㅋㅋㅋㅋㅋㅋㅋㅋ 헐 천재
  2. 飛烏 2009.02.16 Modify Delete Reply #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서로 어색한 분위기 깨자고 하는 게임인데, 말 안하고 있으면 말하라는 의미에서 죽이는 게 아닐까나?
    말 잘하는 사람을 초반부터 죽이면.. 다들 초반에 죽기 싫어서 말 안할 것 같기도 한데 말이지~
    Dish 2009.02.16 Modify Delete # ... 글쎄요 별로 어색한 분위기는 아니었는데-_-; 그냥 "안정된 커뮤니티"의 "심심해서 하는 게임"이었어요
    글구 시민들은 말 잘 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마피아"를 잡아야 하는 거죠!
  3. 오세 2009.02.17 Modify Delete Reply # 연구실에 이쁜누나가 없구나..
    Dish 2009.02.17 Modify Delete # 응 없어. 우리과 대학원이니 자연스레 남자 비율도 높고..
  4. Ntopia 2009.02.18 Modify Delete Reply # 말을 계속 안 하고 있으면
    어짜피 거기서 나오는 정보가 없기 때문에
    불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죽여버리는 사람도 있어요 [...]
    Dish 2009.02.19 Modify Delete # 퍼즐릿도 그 말 하더군.
    근데 아무리 나오는 정보가 없다고 해도 시민이면 죽이는 게 손해 아닌가 ㅋㅋ
  5. D.A. 2009.02.21 Modify Delete Reply # 미친듯이 웃었어요 엉엉
    Dish 2009.02.22 Modify Delete # 헐 "푸대접 당해써염 징징"글인데 글케 웃으시면.. ㅋㅋㅋ